지난 번에 레플리카 향수에 대한 포스팅을 했었는데, 그 포스팅에서 '게으른 일요일 아침' 향과 '벽난로 옆에서' 향이 궁금하다고 썼었다. 그런데, 지난 주에 동생네 놀러갔다가 그 동네 세포라에서 두 향의 샘플을 득템! ㅎㅎㅎ 리뷰를 올려보기로 한다. 

지난 글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

2018/03/19 - [향.알.못의 향수탐색] - 향탐기록 (10) 특정 순간을 재현하는 레플리카 향수 - 마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 재즈클럽, 레플리카 플라워 마켓


매종 마틴 마르지엘라 레이지 선데이 모닝 (Maison Martin Margiella Lazy Sunday Morning)

레이지 선데이 모닝 (Lazy Sunday Morning) 은 2003년 플로렌스에서 맞은 어떤 일요일 아침을 재현한 향수다. 어떤 아침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주 깨끗한 아침이었던 모양인지, 향을 맡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비누냄새다. 세탁비누 냄새같은데 데메테르 클린 솝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부드럽다. 비누 냄새 계열의 향들이 생각외로 꽤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레이지 선데이 모닝은 한국에서 베스트셀러인 듯. 깨끗한 느낌이 나서 그런 가보다. 하지만 역시 나는 비누냄새를 왜 굳이 향수로 뿌리는지 모르겠어서, 딱히 내 취향은 아닌 걸로. 그나저나... 남들에겐 게으른 일요일 아침의 냄새가 이런 것인가? 나한테 게으른 일요일 아침의 냄새는 쿰쿰하고 부들부들한 이불냄새인데. 아... 남들의 이불에서는 비누 냄새가 나는 건가?!! 그렇구나!!! (큰 깨달음ㅎㅎ)

노트 정보를 가져오긴 했지만 향 변화가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다만 처음에는 비누냄새가 조금 독하게 나고 뒤로 갈 수록 점점 은은해진다. 미들노트에서는 살짝 장미향 같은 게 섞인다. 그래도 여전히 향 전체를 흐르고 있는 비누냄새가 강해서 꽃냄새는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탑노트: 알데히드, 서양배, 백합

미들노트: 아이리스, 로즈, 오렌지 꽃

베이스 노트: 화이트 머스크, 인도네시안 페츌리 오일


매종 마틴 마르지엘라 바이 더 파이어 플레이스 (Maison Martin Margiella By the Fireplace)

분명히 내 취향일 거라고 생각했던 바이 더 파이어 플레이스 (By the Fireplace). 벽난로 옆에서라는 뜻인데, 정말 놀라울 정도로 재현에 충실한 향이다. 말 그대로 '장작' 냄새가 난다. ㅋㅋㅋ 밤새 불탄 장작 냄새. 1971년의 샤모니 (Chamonix) 에서 맡은 냄새라는데, 어릴 때 스키라도 타러 갔다가 산장 벽난로에서 맡은 향이었을까? 몸에서 불탄 장작 냄새가 나기를 바라는 사람의 사고방식이 잘 이해가 가진 않지만 ㅎㅎㅎ 그래도 참 좋은 냄새다. 장작이 불에 타는 냄새인데 어딘가 모르게 향긋하다. 마치 나무에 원래 배어있는 향이 불타면서 흘러나오는 것 같은 느낌. 매캐하면서도 풀향 같기도 한데, 캠프파이어 할 때 많이 맡아본 냄새다. 이 향을 뿌리고 잠들면, 마치 캠프 파이어 옆에서 깜빡거리는 주황색 불빛을 구경하다가 스르르 잠들어버리는 기분으로 잠이 들 것 같다. 잉글리시 오크 앤 헤이즐 넛도 자기 전에 뿌리고 킁킁거리면서 잠들곤 했는데, 어쩌면 레플리카도 그런 맛에 뿌리는 향수이려나? ㅎㅎㅎ 

탑노트: 핑크 페퍼, 오렌지 꽃잎, 클로브 오일

미들노트: 밤, 나무 오일

베이스: 바닐라, 페루 발삼


실제 세포라에서 받아온 샘플은 이렇게 생겼지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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