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스러운 원피스를 입고 나온 오늘은 어쩐지 여성스러운 향수를 뿌리고 싶어서 향수골목을 지나며 뿌려본 향수는 딥티크 필로시코스. 딥티크에서도 제일 유명한 향수들 중에 하나다. 송혜교가 뿌려서 유명해졌다는 듯. 

 

공용향수라고 하긴 하지만 아무리 맡아도 여성스러운 과일 향수다. 과일 향수라고는 해도 흔히 맡을 수 있는 과일 향수들처럼 막 상큼달콤하지는 않다. 무화과도 맛이 자극적이지 않은 과일이지만 (적당히 달달하다, 신 맛은 없다) 향수 역시 적당히 달달한 향이다. 그런데 첫 향에서는 무화과를 따서 콱 뭉갰을 때 날 법한 생 무화과의 향이 센 편이다. 아주 날 것의 풀 냄새가 나서 싱싱한 느낌을 준다. 이런 것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탑노트에서도 코코넛 냄새가 나지만 미들노트부터는 더 코코넛 냄새가 강하게 난다. 하지만 무화과 냄새 + 코코넛 냄새라고 하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달달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텁텁하다. 우드 세이지 앤 씨 쏠트의 텁텁함과 비슷한데 좋게 말하면 부드럽지만 어쩐지 답답한 냄새이기도 해서 쨍하고 시원하고 화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별로 마음에 안 들 수 있다. 그리고 이 텁텁함 때문에 여름보다는 겨울에 더 어울릴 것 같은 향수다. 개인적으로는 탑노트를 맡으면서는 그 싱싱함이 좋아서 아 신선하다 고급진 냄새다 하고 생각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조금 지겨워졌고 그게 지나면서도 계속 텁텁한 냄새가 나니 좀 괴로웠다. 되려 다른 손목에 뿌렸던 어벤투스 포 허가 아무리 봐도 더 내 취향인 듯. 가성비를 생각하면 나한테는 사서 뿌릴 향수는 아닌 듯 하다. 

노트정보는 아래와 같다. 

탑 노트: 무화과잎, 무화과

미들 노트: 코코넛, 그린노트

베이스 노트: 시더우드, 우디노트, 무화과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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